성북동엘 가면 들르고 싶은 옛집들이 여럿 있다.
이태준의 집, 만해 한용운의 집, 간송미술관등등.
그중 가장 전통적인 한국집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게
최순우의 옛집이 아닐가 한다.
단아 함,가지런 함이 돋보이는 최순우의 집은
뒷뜰도 일품이다. 툇마루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전혀 질리지 않고
화초들의 푸르름과 디딤돌 장독대등 한결같이 정겹다.
1916년 개성에서 태어난 최순우는 우리 고유의 문화재와
미술품연구에 평생을 바쳤다. 1943년 개성 부림박물관에 처음 입사하여
2년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 1974년 박물관장에 이르기 까지
평생을 우리 문화재와 전통미술연구에 받쳤다.
그의 대표적 저작인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는
우리의 회화, 도자, 조각,건축등 한국미술 전 영역에 걸친
작품 120여점에 관한 글을 싣고 있다는데 지금은 절판되어 구할 수가 없다.
그는 특히 "잘 생긴 며느리"같다는 달항아리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표시하고 있는데
"너무나 욕심이 없고 순정적이어서 마치 인간이 지닌
가식없는 어진 마음의 본바탕을 보는 듯 하다"고 했다 한다.
최순우의 옛집은 내셔널트러스트의 시민문화유산1호로 지정되어 보전되고 있다.
계절에 따라 문화강좌를 비롯,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되어
죽은 유산이 아니라 산 문화공간으로서 기능하고 있다.